안녕하십니까? 신진훈입니다.
80년생이며 2남중 막내입니다. 지난달 21일에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조리과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저는 17살에 술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뫼비우스의 띠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Rock글라스 안에 술을 넣고 얼음을 띄우고 난 뒤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술과 물이 기묘하게 섞이면서 아름다운 고리를 이루게 됩니다. 이 모습은 저에게 매우 황홀했고, 저는 술을 사랑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맺은 술과의 인연은 바텐더로 이어졌습니다.
대학 1학년 재학 후 저는 압구정동에서 바텐더를 시작했고, 3년간의 바텐더 직무수행에서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술이란 무엇이며, 영업을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배울 수 있었으며, 가장 중요한것은 제 기준점에서 술에 대한 철학을 만들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학교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술에 대한 애정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저희 학과 행사인 Food festival에서 2년동안 주류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며 매니저로 전체 주류의 메뉴와 운영을 총괄하였습니다.
또한 단과대학 내 칵테일 동아리인 매드팸에서 칵테일/플레어/매직 강사로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습니다.
워낙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는것을 좋아해서 대학 3학년때부터 공모전에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로 제 2회 YBM프리젠테이션 대회에서 대상을, 제 3회 KPR대학생 PR아이디어에서 장려상을, 2006 KT&G 상상마당 마케팅리그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공모전을 준비하고 수상하는 과정에서 저 자신의 기획과 구성을 시험하고 인정받는것도 있겠지만, 폭넓은 다른 계층의 사람을 만났다는 것 이 더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면, 단순히 술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술과 음주문화를 같이 판매하는 방법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고민하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저의 꿈인 사라과 사람사이의 윤활제로 술이 작용하기 위해서 제가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모자른 부분은 노력하고 보충하면서 진로발렌타인스와 저와의 팀워크에 최선을 다할것을 약속드립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나고 나서 읽어보니 이게 과연 입사하고 싶은 놈의 자기소개서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내가 한거지만 참 쪽팔리는구나.
- 정말로 입사하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 진로발렌타인스의 기존 전통적인 회사 영업 방식에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발언이 많다.
- 술 이외 내가 얼마나 이 직무군에서 살아남을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다.
- 나의 천재성이나 도발성에 대해서 언급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 기업과 나와의 연결고리가 도대체 술말고는 뭐가 있나?
이렇게 자기 소개 해서는 입사하기 힘들다. 이렇게 절대로 하지 말자.
이런 부끄러운 소개를 올리는 이유는 나 자신의 반성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수많은 입사지원자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올린다.







